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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Vs 바이러스

작성자 날마다자라는아이(ip:220.117.248.77)

작성일 2020-03-03 12:24:43

조회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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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사무실이 있는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의 3월2일, 어제 풍경이다.

공대와 학생회관 사이...

원래는 개학을 하여 학생들로 붐여야하는데,

그러니까 20학번 신입생이며 재학생들이며 군대를 다녀오거나 다른 일로 쉬었던 복학생들로 가득찼어야 하는데,

3월을 맞아 햇살도 따사로운데,

교정 전체가 을씨년스럽다.

대유행(판데믹) 전단계까지 온 코로나19 때문이다.

어젠 초등학교 방학이 2주 더 연기됐다.



나는 이번 사태가 쉽게 종식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신천지 사태가 터기지 전까진 낙관적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유는 신념이라는 바이러스때문이다.

어제 기자회견을 한 저 사람(어제 영상에서 봤듯이 그는 그저 우물쭈물하는, 고집 센 늙은이일 뿐이었다)이 재림한 예수이고,

성령이 임한 그만이 성경 특히 요한계시록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으며,

그를 믿고 따라 144,000명에 포함되면 곧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

그들에게 지금의 핍박과 고통은 구원을 위한 시험대일 뿐이다.

아니 오히려 이런 탄압은 자신들이 옳다는 신념에 비장미를 부여한다.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콧웃음칠 이야기가

어떤 이들에겐 신화이자 복음이자 구원의 빛이 된다.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말했듯이

연약한 피부와 보잘것 없는 근력을 가진 인류가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은

거짓말을 믿는 능력, 그 거짓말로 민족 단위의 공동체와 협력을 이뤄낸 결과다.



석기시대, 언어체계도 갖춰지지 않았을 인류가 만들어낸 이 돌인형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사자의 후손이다!

그러면 그들은 사자처럼 용맹하고 빠르고 두려움이 없는 집단이 된다.

이는 종교로 발전하고 민족으로 구성되며 신념으로 체계화된다.

이렇게 거대한 공동체를 만들어낸 인류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최강자의 자리에 우뚝 선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사자의 자손이라는 명제는 거짓말이다)을 믿는 능력,

그러니까 공동체의 탄생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이 능력을 생각한다면

벌써 세 번째 집권을 했지만 민주당 빨갱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을 북한에 갖다바칠 거라고 믿는 극렬한 태극기 노인들도,

수차례 아무일 없이 지나간 심판의 날(휴거)을 경험했음에도 또 하나님을 자처하는 등장한 사람에게 전재산과 자신의 미래와 영혼을 기꺼이 바치는 약 30만명의 생활인들도,

인정할 수는 있다.

물론 이해할 수도, 논리적 설득을 통해 평범한 가치관으로 바꿔줄 자신도, 없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종식되기 위해선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나는 결론을 내렸다.

확신에 찬 신념에 비장미까지 더해진 그들이 그동안 자신들이 쌓아왔던 것들을 낱낱히 공개할 것이라고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념들로 침울해하며 교정을 산책하는데,

와있는지 몰랐던 봄이 노랗게 맺혀있었다.

시간 참 무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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